“간 건강기능식품 숙취해소 효과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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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서울 관악구에 사는 직장인 강종길(33)씨는 연말을 맞아 이틀에 한 번씩 술잔이 도는 회식자리에 참석하고 있다. 강씨는 “아침에 숙취해소를 위해 ‘간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건강기능식품을 먹는다”며 “먹고 나면 술이 깨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강씨가 복용하는 건강기능식품은 숙취해소에도 도움이 될까?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간 건강을 위한 건강기능식품은 ‘숙취해소’에는 효과가 없다. 식약청이 허가한 ‘간 건강’ 유지에 효과가 있는 건강기능식품 원료는 세 가지다. 헛개나무(과병) 추출물, 표고버섯균사체 추출물, 밀크시슬 추출물 등으로 동물 시험과 인체적용 시험 등을 거쳐 안전성과 기능성이 입증된 제품이다.

이들 건강기능식품이 간기능 개선의 효과는 있지만 숙취해소 효과를 검증받은 것은 아니라는 것이 식약청의 설명이다.

숙취해소는 혈액에 있는 알코올 성분 분해를 촉진해 숙취 유발 물질 농도를 낮추는 것이다. 하지만 건강기능식품에 알코올 성분 분해를 촉진하는 성분은 없어 숙취해소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 즉 이들 식품을 복용해도 술을 빨리 깰 수 있도록 도와주지 못한다는 얘기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숙취해소’ 기능성을 인정받은 원료나 식품은 없다. 특히 잦은 음주로 간이 나빠졌다고 해서 간에 좋은 건강기능식품을 한꺼번에 복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식약청의 설명이다.

식약청 윤혜성 건강기능식품기준과장은 “간 건강을 위한 제품을 구입할 때 ‘건강기능식품’ 마크 또는 문구를 확인하고 구입해야 한다”며 “숙취 유발 물질 농도를 낮추는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강기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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