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동백·죽전지구 서울路 못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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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경기도 용인 동백.죽전지구 4만가구와 인근 아파트 1만가구 등 5만여가구 입주민들이 이용할 서울로의 고속화 연결도로를 낼 자리가 없는 사실이 밝혀졌다.

도로가 지나갈 용인시 구성면 마북.언남리 일대가 마구잡이 개발로 인해 아파트를 짓거나 건축허가를 받은 부지로 빼곡이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토지공사가 1998년 10월 발표한 동백~죽전~분당을 잇는 7㎞의 고속화도로 건설이 벽에 부닥치거나 상당히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올 하반기 본격 분양이 시작될 동백.죽전지구 입주민들은 심각한 교통난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토지공사에 따르면 동백택지개발지구와 죽전택지지구를 잇는 고속화도로의 건설이 벽에 부닥쳤다.

토지공사는 이 노선을 뒤늦게 현지답사한 결과 경찰대 등 기존 시설물과 아파트 공사현장.부지 등 장애물이 가득한 것을 발견했다.

사전답사도 없이 도상(圖上)작업으로 이 중요한 도로노선을 긋는 잘못을 저지른 것이다.

토공측은 "이 노선은 국토연구원에 용역을 의뢰한 결과 나온 것" 이라고 해명했으나 책임은 토공측에 있다.

고속도로가 지나갈 구간엔 경찰대 골프장과 칼빈대 등 기존시설물 5곳이 있다.

또 P종합건설이 3백80가구의 아파트를 건설하는 중이며 주민 집단취락지가 놓여있었다. '또 올림피아건설 1천가구 등 2곳이 아파트 건축허가를 신청해 놓았다. 모두 9곳의 장애물이 있는 셈이다.

토공은 경찰대.건설업체측과 협의를 했으나 거센 반발로 이 노선을 포기하고 최근 우회노선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변경노선 또한 K건설 등 4곳에서 사들인 아파트 부지를 관통하게 되고 용인실버타운(공사중).화훼단지 등을 인접해 지나가게 돼 있어 노선확정이 불투명하다.

이 도로 개통이 아파트 입주보다 늦어질 경우 입주민들은 393번 지방도로(왕복 2~4차선)를 통해 서울로 진입하게 돼 큰 피해가 우려된다. 이 지방도로는 출퇴근시간 최악의 교통체증으로 악명을 떨치는 곳이다.

토공 관계자는 "변경된 노선도 문제가 있으나 대안이 없는 상태" 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건설업체 관계자는 "땅 매수협의가 들어오더라도 응하지 않을 방침" 이라고 못박았다.

한양대 원제무(元濟戊.교통공학)교수는 "광역교통망 계획이 없는 상태에서 무분별하게 아파트 허가를 내 준 결과" 라며 "도상계획으로 도로노선을 결정한 문제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사례" 라고 비판했다.

용인〓정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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