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국, 조순대표 체제 당분간 유지키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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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민국당이 조순(趙淳)대표 체제로 대선 때까지 당을 유지하기로 했다. 17일 총선 이후 첫 최고위원회의에서다. "반(反)DJ.비(非)이회창 세력을 대변하는 유일 정당의 역할을 지속한다" 는 결론이다.

변화가 불가피할 정치권에서 1인 지배 정당을 배격하는 이미지로 다시 활로를 개척한다는 것.특히 영남지역 최고위원들은 이날 회의에서 "영남권의 비(非)이회창 정서는 오히려 심화하고 있다" 고 강조했다.

당 발전특위(위원장 金潤煥)를 구성, 당의 향후 진로와 운영방안 등도 곧 마련키로 했다. 趙대표의 사의도 만류했다. 김윤환.이기택(李基澤).신상우(辛相佑).김상현(金相賢)최고위원 등이 "책임은 모두에게 있다" 고 일제히 말렸다.

이에 趙대표는 "이대로 침묵할 수는 없다" 며 고무됐다는 전언. "세력을 갖고 있으면 반드시 기회는 온다" (김상현 최고위원)는 정계개편 역할론도 개진됐다.

특히 김윤환 최고위원이 당 유지에 적극적이다. 그는 지난 16일 장기표(張琪杓)최고위원과 따로 만났다. "당은 유지해야 한다" 는 뜻을 전달했고, 張최고위원도 이에 적극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곳곳에 복병이 도사리고 있다. 2년 이상 남은 대선을 목표로 지루한 생존을 해나가기 위해 민국당이 가장 먼저 넘어야 할 산은 자금. '현재로선 조만간 돌려받을 비례대표 19명이 낸 등록비(3억8천만원)가 전 재산이다. 그나마 임대료.전화비 등을 지급하고 나면 액수는 훨씬 줄어든다. 최소한 30명 정도의 사무처 직원과 당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돈이 든다는 게 지도부의 고민이다.

한 고위당직자는 "한달에 최소한 5천만원은 있어야 당이 유지되는 상황" 이라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아직 해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고 말했다. 당 일각에서는 상당한 재력가로 알려진 강숙자 당선자에게 기대를 거는 눈치다.

한승수(韓昇洙.춘천)당선자의 거취문제도 현재로서는 속단할 수 없는 변수로 남아 있다.

이수호 기자

이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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