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여학생, 하버드대 신문 편집장 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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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미국 하버드대학교 교내 일간 신문인 ‘하버드 크림슨’의 편집장(managing editor)에 한국계 이인혜(미국명 에스더·3학년·사진)씨가 선출됐다. 1873년 처음 발행된 이 신문은 미국에서 가장 전통 깊은 교내 일간지다. 존 F 케네디,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미국 대통령 등도 편집장을 지냈을 정도로 유명하다.

지난달 20일 학보사 선배들의 투표로 첫 한인 편집장에 선출된 이씨의 임기는 내년 1월부터 1년간이다. 역사·문학을 전공하는 이씨는 신입생 때부터 크림슨 기자로 활동하면서 현재까지 203 꼭지의 기사를 썼다. 이 신문은 하루 5000부씩 매주 월~금요일 발간된다. 100명이 넘는 기자가 활동하고 있다.

이씨는 자신을 ‘최초 한인 크림슨 편집장’이라고 불리는 것을 꺼렸다. 그는 “전통 있는 하버드 크림슨에서 최초 한인 편집장이 된 것은 영광이지만 여전히 크림슨 기자일 뿐 아시아인을 대표하는 기자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미래를 인종이라는 틀 안에 가두지 않겠다는 의미이다.

이씨는 앞으로 크림슨 웹사이트 활성화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온라인 신문은 물론 블로그와 비디오 등 기사를 전달하는 창조적인 방식을 찾는 데 앞장서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통적인 종이 신문 방식은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씨는 “기사의 성격에 따라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방식을 찾는 것이 중요하지, 무조건 온라인이나 비디오만을 강조할 필요는 없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뉴욕 중앙일보=조진화 기자 jinhwa@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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