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기업들 '북한 진출' 본격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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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남북정상회담 발표 이후 주한 외국기업들도 소속 경제단체들을 중심으로 '북한 진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빠르면 상반기 내 방북단 파견을 계획 중인 주한 EU상의(EUCCK)는 정상회담 발표 직후인 지난 11일 통일부 관계자들을 초청,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엔 30여 명의 유럽 기업인들이 참석, ▶북한 투자의 안전 보장 및 이중과세 방지협정 체결 가능성▶국제 금융기관들의 지원 여부를 묻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주한EU상의 산하 북한위원회의 위원장직을 맡고 있는 장쟈크 그로하 EU상의소장은 1980년대 후반부터 7년 남짓 평양에 체류하면서 북한 정부 부처 및 기업들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해온 흔치 않은 '북한통' 이기도 하다.

이같은 연유로 EUCCK는 1990년 중반 이후 해마다 회원사들이 북한을 방문하는 등 '유대 관계' 를 이어왔다.

지난해 말부터 투자 모색을 위해 방북을 추진해 온 주한미상의(AMCHAM)도 다음 달 초 북한위원회를 열고 방북 일정을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폴 맥고너글 회장을 비롯한 AMCHAM 회장단은 지난 5일 미 국무부의 웬디 셔면 북한정책 자문관, 찰스 카트먼 한반도평화회담 특사 등과 만나 조기 방북 성사를 위한 미국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다.

AMCHAM은 90여 개사로 구성된 북한위원회(위원장 제프리 존스)를 설립하고 방북을 타진해 왔으나 북.미 수교 협상이 지연되는 등 '경제외적' 요인으로 인해 진척을 보지 못했었다.

그러나 외국 기업들의 북한 진출 성공 여부에 대해선 아직 의견을 엇갈리고 있다.

EU상의 멤버로 북한을 방문했던 한 프랑스계 금융인은 "북한 방문 지역이 나진.선봉이나 평양 등으로 접근이 제한된데다가 전력을 비롯한 인프라 미비 등 문제가 적지 않아 단기간 내에 북한 투자의 과실을 따내기는 어려울 것" 이라고 지적했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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