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개포 재건축 지연 실망 매물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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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5면

대규모 재건축이 추진되는 서울 가락동.개포동 아파트 단지가 썰렁하다.

지난 3일 건설교통부가 재건축도 무분별한 개발이 안되도록 체계적인 계획을 세워 추진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정부의 제도개선 방침은 해당 지자체가 기본계획 수립을 의무적으로 해야 하므로 재건축을 함부로 못한다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물론 용적률은 낮추고 공공시설 등을 확대하는 쪽으로 안(案)이 마련될 것으로 보여 조합원들의 부담이 지금보다 훨씬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업계에서는 1천가구 이상의 노후아파트 단지라면 이에 해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방침이 나오자마자 개포.가락동 일대 부동산 시장에는 투자 발걸음이 끊긴 가운데 매물이 빠르게 늘고 있다.

가락 시영아파트 단지는 지난 2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조합원 총회를 마쳤는데도 가격이 하락세다.

1단지 13평형이 1억4천7백만원선으로 지난달 초보다 5백만원 정도 내렸으며 15평형은 1억7천만~1억7천3백만원으로 7백만~1천만원이나 떨어졌다.

센추리21 관계자는 "정부 발표로 집값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주민들의 문의가 많다" 며 "안 그래도 최근 들어 열기가 식었는데 앞으로 추가 하락이 있을 것" 으로 전망했다.

개포동은 너무 많이 올랐다는 인식과 재건축이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에 매물이 늘어나고 가격도 내림세다.

1단지 11평형은 지난달 중순보다 5백만원 떨어진 1억5천만원 선에 구할 수 있고 13평형도 1천만원 내려 1억8천만원에 매물이 많이 나와 있다.

2월말보다는 2천만원이나 내린 것이다.

반면 이 제도 시행(2002년 상반기 예정)이전에 사업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문정동 주공아파트의 경우 13평형이 1억6천5백만~1억7천만원 선이며 16평형도 2억1천만~2억2천만원이다.

문정동 삼성공인중개사사무소 박한숙 실장은 "13평형만 매물이 나와 있을뿐 중대형을 배정받을 수 있는 16~27평형은 매물 구하기가 무척 어렵다" 고 전했다.

황성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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