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지사직 건다고 말했는데 … 생각 정리 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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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의 ‘세종시 원안 수정’ 방침에 대해 충청권 지방자치단체장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이완구 충남지사는 ‘도지사직 사퇴’를 시사한 반면 남상우 청주시장은 “대통령의 고뇌를 소홀히 할 수 없다”며 정부 수정안을 검토하자는 입장을 보였다.

한나라당 소속 이완구 충남지사는 30일 MBC와 평화방송의 시사프로그램에 잇따라 출연, “저는 (그동안 행정도시가 무산되면) 국민에게 도지사직을 건다고 말해 왔다. 이제 제 생각이 대충 정리됐다”고 말했다. 그는 “내일(12월 1일) 충청권의 각계각층 인사 500여 명을 모시고 (지난달 27일 밤) 대통령의 행정도시 수정 추진 발언에 대한 의견을 들은 뒤 제 의견을 밝히겠다”고 설명했다. 한나라당 탈당에 대해선 “(당론이) 제 생각과 다르다고 해서 당을 바꾸면 국민에게 실망을 줄 것”이라며 “탈당은 절대 안 한다”고 일축했다.

이 지사는 “정치인의 말은 천금 같아야 한다. 약속은 지켜야 하는 것이고 정치인이 급한 마음에 공약을 안 지키면 되겠느냐”며 이 대통령을 에둘러 비판했다. 또 “자유민주국가는 법치와 신뢰에 의해 운영되는데 이 버팀목이 무너지고 훼손돼 어떤 대안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 소속인 남상우 청주시장은 “모든 정책은 약속대로 지켜져야 신뢰를 회복할 수 있지만, (행정도시 계획을) 수정할 수밖에 없다는 대통령의 고뇌를 소홀히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청주시는 행정도시 예정지 인근에 자리 잡고 있다.

남 시장은 이날 시청에서 열린 ‘월간 업무계획 보고회’에서 “행정도시를 원안대로 추진할 때와 수정할 때 청주시가 받는 이익과 손해에 대해 기획예산과를 중심으로 깊이 검토해 달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정부의 행정도시 수정에 대한 대안이 나오면 청주시가 대차대조표 작성하듯이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대전=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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