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가 있는 격전지…낙천 한풀이] 부산 연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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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2일 오후 4시 부산 거제2동 거제시장 앞 유세현장. 8선(選)에 도전하는 민국당 이기택(李基澤)후보는 "연제는 저를 세번이나 국회의원에 당선시켜 준 정치적 고향" 이라고 말문을 연 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를 공격하는데 20여분의 연설 중 10여분을 소모했다.

"공천을 얼마나 잘못했으면 DJ가 가장 미워하는(한나라당)정형근 의원이 이회창을 당에서 몰아내야 한다고 말했겠는가. "

한나라당 공천을 받지 못한 그의 연설엔 한(恨)이 서려 있었다. "반드시 당선돼 이회창의 배은망덕한 행위를 심판하겠다" 는 맺음말은 설욕을 위한 다짐이었다.

李후보의 상대는 부산상고.고려대 17년 후배인 한나라당 권태망(權泰望)후보. 부산 시의원 출신으로 이번 총선에 처음 출마한 權후보는 '낡은 정치의 청산, 정치발전의 새 기수' 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거물 선배에 대항하고 있다.

그는 거리유세에서 "한나라당이 중진 정치인들을 과감히 버리고 권태망을 선택한 까닭은 정치를 쇄신하겠다는 뜻" 이라며 "자신과 계파의 이익만을 챙기는 구시대 정치판은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 고 강조한다.

"이기택 후보가 총선 시민연대 낙천대상자였으므로 낙천은 당연한 일" 이라는 주장도 權후보의 주요 홍보 포인트다.

기업을 경영하는 송석봉(宋錫奉.민주).강호성(姜昊成.자민련)후보는 "한나라당이 부산시민들에게 남긴 것은 IMF 고통뿐" 이라며 한나라당을 집중 공격하고 있다.

386세대인 한국신당 이우철(李宇哲)후보는 '젊고 패기있는 일꾼' , 전교조 교사출신인 민주노동당 박순보(朴淳甫)후보는 '서민의 대변자' 임을 내세운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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