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철쭉 군락지 훼손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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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지리산 바래봉 철쭉 군락지가 공공기관의 초지 조성 공사로 훼손될 위기에 놓여 지역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축산기술연구소는 소 사육 목장을 넓히기 위해 최근 전북 남원시 운봉읍 용산리 일대 철쭉 군락지를 초지로 바꾸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축산기술연구소는 초지 대상 면적 2만여평 안에 심어진 철쭉 이식을 남원시에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남원시와 주민들은 그렇게 할 경우 바래봉 진입로 주변의 철쭉 꽃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주민들은 "축산기술연구소가 명물인 철쭉을 파내고 초지를 조성할 경우 바래봉 철쭉 군락지가 파괴될 가능성이 높고 이로 인해 관광객들의 발길이 줄어들 것" 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애향단체 회원과 주민 1백여명은 철쭉 군락지 원상회복을 요구하며 28일 축산기술연구소 정문 앞에서 시위를 하는 등 철쭉 군락지 보존운동을 강력하게 펼치기로 했다.

바래봉 철쭉 군락지는 해마다 대대적인 꽃 축제가 벌어지고 연간 70여만명의 관광객이 찾아 관광상품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이에 대해 축산기술연구소 관계자는 "철쭉이 비교적 적은 바래봉 입구에 한우 먹이를 확보하기 위해 초지를 만들고 있다" 며 "더 이상의 군락지 훼손은 없을 것" 이라고 말했다.

전주〓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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