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차, 핸들 꺾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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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일본 자동차 회사들의 'BRICs(용어설명 참조) 공략'이 본격화하고 있다. 일본을 비롯한 미국.유럽시장이 거의 포화상태에 달했다는 판단에서다.

스즈키는 13일 "인도에 연 25만대 규모의 자동차 제조공장을 추가 건설, 2007년 초에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차종은 3~4개로, 주로 소형차다.

스즈키는 현재 인도에서 연 47만대의 소형차를 생산하는 최대의 자동차 제조업체다. 스즈키는 "인도 자동차 시장이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어 제2공장 건설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일본 자동차 회사의 공세는 러시아로도 번지고 있다. 도요타의 러시아 판매법인 조 후지오(張富士夫) 사장은 "현재 유럽권에서 성장하고 있는 시장은 동구권과 러시아 정도"라며 "도요타의 러시아 현지생산을 여러 각도에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맞서 혼다.닛산자동차.스즈키도 최근 러시아에 잇따라 현지 판매법인을 세웠다.

업계에서는 "BRICs 국가들은 인구가 많고 성장잠재력이 무궁무진한 반면 자동차 보급률이 낮아 앞으로는 미국.유럽보다 매력있는 시장이 될 것"이라며 "이 시장을 먼저 공략하는 쪽이 세계 자동차 전쟁에서 우위에 설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전 세계 인구의 40%를 차지하는 BRICs에 대한 지난해 자동차 판매대수는 ▶중국 440만대▶러시아 147만대▶브라질 138만대▶인도 107만대로 보급률이 극히 낮은 수준이다.

◆ BRICs란=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네 나라의 머리글자를 따 연결한 신조어. 인구가 많고 국토가 넓은 것 외에 정치적으로도 대국이라는 공통점을 갖는다. 미국의 금융기관인 골드먼삭스는 2050년 국내총생산(GDP) 순위를 ▶1위 중국▶2위 미국▶3위 인도▶4위 일본▶5위 브라질▶6위 러시아▶7위 영국으로 예상하고 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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