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음악은 영화 ‘흑인 오르페’로 ‘보사 노바’ 전 세계 알려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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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사 노바는 ‘흑인 오르페’의 주제가 ‘카니발의 아침’이 가장 유명하다. 루이스 폰바의 작품이지만 영화에 흐르는 대부분의 노래는 안토니우 카를루스 조빔(1927~94)의 작품이다. 그의 노래는 ‘보사 노바의 선언문’으로 알려진 ‘음치’를 비롯해 ‘원 노트 삼바’ ‘이파네마의 소녀’ 등은 영어 가사로도 불릴 정도다. 미국의 색소폰 주자 스탄 게츠와 함께 한 레코딩은 재즈의 스탠더드 넘버로 자리 잡았다. 보사 노바는 브라질 국경을 넘어 미국·일본·한국에도 영향을 미쳤다.

유재하의 ‘우울한 편지’(1987), 조덕배의 ‘그대 내 맘에 들어오면’(1989), 김현철의 ‘춘천 가는 기차’(1989), 성시경이 리메이크한 ‘제주도의 푸른 밤’(2002) 등이 대표적인 보사 노바 계열이다.

보사 노바에 이어 등장한 MPB는 넓게는 1964년 군사 쿠데타 이후에 나타난 브라질의 대중음악, 좁게는 상파울루의 해안에서 열린 대중음악 경연대회에서 발표된 노래들을 말한다. 미국의 록음악까지 받아들여 브라질 음악의 용광로에 녹여냈다. 브라질 북동부의 열악한 삶, 대도시 노동자의 일상 등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노래들을 발표한 가수들은 투옥되거나 망명을 떠났다. 바이아 살바토르 출신의 가수 지유베르투 지유(67)는 7개월간의 투옥, 연금 생활에서 요가와 명상을 배웠다. 그는 72년 3년간의 런던 망명생활을 접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는 2003년 룰라 대통령이 이끄는 노동당 내각에서 이례적으로 녹색당 출신으로 문화부 장관에 임명됐다. 그는 브라질 빈민가 사람들에게 힙합 음악을 가르치는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문화 예산도 50%나 늘려놨다.

지난해 성대 결절을 이유로 사임한 그는 현역 가수로 공연을 하면서 환경 운동을 펼치고 있다. 환경보호단체 ‘푸른 물결’을 이끌면서 유엔 식량농업기구 친선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아마존 원주민의 삶과 문화에도 관심이 많다. 85년 민주화 이후 브라질 대중음악은 환경과 생태 문제라는 새로운 화두를 내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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