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기 왕위전] 안조영 - 조훈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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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安5단, 초반 정석선택에 이상감각

제1보 (1~22)〓 본선 서열 2위의 조훈현9단과 서열 7위의 안조영5단이 맞붙었다.

충남 예산 출신의 安5단은 1979년생으로 올해 21세. 지난해 최고위전에서 도전자가 되어 이창호9단과 당당히 싸웠던 신진 강호다.

두텁고 견실한 기풍의 소유자. 수읽기도 좋고 계산력도 뛰어나다.

문제는 초반. 휘젓고 다니는 曺9단의 빠른 발을 중반까지 어떻게 견디느냐가 승부의 관건이 될 것이다.

曺9단은 소목만 보면 걸쳐간다.

'가' 의 걸침이 유행이지만 曺9단은 화점보다는 소목 쪽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安5단이 백6으로 따라 걸친 것은 曺9단의 스피드를 잠재우려는 의도. 이 때도 曺9단의 다음 수는 언제나 흑7의 날일자 씌움이다.

安5단이 장고에 빠져든다.

'나' 에 두어 아예 따라두기로 나설 수도 있을 것이다. '다' 에 붙여 끌면 가장 안전하다. 그러나 安5단은 오랜 망설임 끝에 8에 붙였다. 축이 불리하면 안된다는 수를 들고 나온 것이다.

축은 흑11까지 진행되었을 때 '참고도' 백1로 몬 다음 5로 뻗는 수와 관련이 있다.

이 수가 되면 백이 좋지만 지금은 10의 축이 성립되어 백이 안되는 것이다.

프로에겐 지극히 초보적인 지식이다. 安5단도 결국 12로 굴복했는데 서봉수9단의 평이 신랄하다.

"안된다는 것을 왜 둘까. 12는 처음 보는 수다. 이 부근은 도무지 이해가 안간다."

17에 대한 18도 평이 나빴다. 21 자리에 젖히면 평범하다.

아무튼 지금은 16쪽의 안위에 신경써야 하는데 18은 무책임했다는 것이다.

박치문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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