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가 있는 4·13 격전지] 서울 서초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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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4.13 총선은 유난히 차기 대권 도전의사를 밝히는 후보들이 줄을 잇는다. 벌써 10명을 훌쩍 넘어섰다.

'3金 이후' 를 노린 각개약진이 시작됐다는 신호다. '큰 인물론' 을 내세우는 이들의 당면목표는 당선이다. 이에 대해 상대후보들은 이들의 허상(虛像)을 파고들고 있다.

지난주말 밤 10시쯤 서울 서초구 내곡동 새쟁이마을 주민 상가(喪家). 14대 총선(1992년)부터 격돌한 서초을구의 한나라당 김덕룡(金德龍)의원과 민주당 안동수(安東洙)위원장이 겸상했다. 양측간 공방은 공명선거에서 '인물론' 으로 번졌다.

▶한 조객(弔客)〓(金의원을 염두에 둔 듯)서초에서 대통령을 못만들라는 법이 있나.

▶安위원장〓그럼 나 보고(대통령 선거에)나가란 말이냐. (웃음)

▶金의원〓그런 말씀들은(문상 중인) 지금 하는 게 아니다.

97년 신한국당 대통령후보 '9룡(龍)' 중 유일하게 당을 지키고 있는 金의원의 슬로건은 '김덕룡은 다릅니다' . 金의원은 "수준 높은 곳 서초의 국회의원은 달라야 한다" 며 "내 꿈은 당을 개혁하고 정치를 바꿔 지역화합 정부를 만드는 것" 이라고 밝혔다.

"더 큰 욕심을 부려도 되지 않겠느냐는 주민의 뜻도 읽고 있다" 고도 했다. 은근히 '대권주자' 임을 세일즈 포인트로 내세운 것. 金의원은 3선의원으로 활발한 의정활동도 부각한다는 전략이다. 젊은 세대를 겨냥해 '클릭 DR(金의원 애칭)' 란 슬로건도 마련했다.

安위원장은 14대때 불과 5백92표로 낙선, 金의원을 위협했다. 그러나 15대때는 1만3천여표 차. 그는 金의원의 '대권주자론' 에 맞서 "우리에겐 거품 정치인보다 알찬 전문가가 필요하다" 고 목청을 높인다.

그러면서 "내 꿈은 무모한 대권이 아니라 주민과 함께 하는 실현하는 정치" 라며 유권자들에게 파고든다. 지난 90년부터 해온 무료법률상담이 효험이 있기를 기대한다.

이밖에 야학출신 노동운동가인 청년진보당 조정래(趙井來)위원장과 약사인 유길상(劉吉相.무소속)씨가 뛰고 있다. 趙위원장은 서울집중 출마란 당 방침에 따라 이곳에 나왔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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