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몰락
가브리엘 콜코 지음 지소철 옮김
비아북, 243쪽 1만4500원
콜코는 제국의 필수요소인 군사력과 경제력을 중심으로 한 미국이 더 이상 초월적 힘을 발휘하는 패권국이 아니라고 단언한다. 그 이유로 중앙은행이 통제 할 수 없는 금융시스템, 미국의 불안정한 대외정책, 특히 중동정책의 한계 등을 꼬집었다. 금융위기에 대해 저자는 “정말 심각한 것은 구조적인 것”이라고 지적한다. 각국의 중앙은행들과 IMF등 현존하는 국제기구가 지금과 같은 현실에 대처할 수 있게 설계돼 있지 않으며 현실을 통제할 힘과 지식도 없다는 것이다. 그는 “좌파들만이 미숙하고 순진한 건 아니다”며 “사건의 진로를 바꿀 수 있다고 여기는 보수주의자도 역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또 이념의 시대가 막을 내린 것도 미국의 혼란을 부추겼단다. ‘공산주의’란 적(敵)이 없어져 동맹이 시들해졌고, ‘테러리즘’에 맞서고자 했지만 오히려 적의 힘을 강화시키는 역효과만 낳았다는 설명이다. 이밖에 그는 2차대전 이후 가장 비싼 전쟁이 된 이라크전, 이란과의 대치, 새로운 정체성을 찾아가고 있는 유럽, 자기기만과 정치적 편의성으로 자초한 정보의 한계 등을 쇠락의 요인으로 꼽았다. 콜코는 “부시대통령에게서 미국의 쇠락이 시작된 것은 아니지만 그가 지대한 공헌을 한 것은 사실”이라며 “이제 미국은 자국을 능가할 국가들이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