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용문학상' 수상한 시인 정호승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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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시인 정호승(鄭浩承.50.현대문학북스 대표)씨가 '하늘의 그물' 이라는 시로 '정지용 문학상' 을 받는다. 이 상은 월북시인 정지용씨를 기려 그의 '향수' 처럼 서정성이 뛰어난 작품에 수여해 왔다.

"정지용씨는 전통적 서정에 바탕을 둔 투명한 언어감각으로 우리의 시를 한단계 높여놓은 분이잖습니까. 그런 분의 이름을 딴 상을 받게 돼 기쁘긴 한데…, 우리 시의 발전에 작은 기여라도 해야 한다는 채찍처럼 느껴집니다. "

정씨는 최고의 베스트셀러 시인이다. 그의 시집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는 각각 10만부 넘게 팔렸고, 1979년 이후 그가 내놓은 7편의 시집이 모두 지금까지 팔리고 있을 정도다.

그의 시가 쉽게 읽히고 많이 팔리는 것은 시인의 시작(詩作)태도에서 비롯된다.

"가능한 일상적인 말로, 최대한 구체적으로 쓰고자 노력합니다. 그리고 그 시를 쓰면서 제가 먼저 위안을 받고, 독자들에게도 위안을 주고자 합니다. 고단한 세상이다보니 위안을 주는 시가 많이 읽히는 것 같아요. "

그러다보니 주위에서 '대중성.상업성에 치우친다' 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그는 이같은 비판을 단호하게 거부한다.

"문학성 속에서 상업성이나 대중성이 나오는 것이지, 상업성이나 대중성 속에 문학성이 기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분명히 말하지만 문학성이 우선입니다. "

전업작가로 시만 써오던 그는 최근 출판사 대표가 됐다. 앞으로 더욱 바쁘겠지만 "잠을 줄여서라도 더 좋은 시를 쓰겠다" 고 그는 다짐했다.

오병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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