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월드컵 경기장 건설 어떻게 돼가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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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담티고개를 넘어 경산방향으로 내닫는 고산대로. 요즘 이곳을 지나면 오른편 산 아래 흰 구조물에 시선을 빼앗기기 십상이다.

2002년 대구서 치러질 월드컵경기의 메인스타디움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위로 솟은 구조물은 경기장의 지붕인 철골 트러스. 한쪽 길이만 자그마치 2백73m에 무게는 5천t에 이르는 매머드 천정이다.

월드컵경기장으로 더 잘 알려진 수성구 내환동 대구종합경기장의 현재 공정은 56%. 스탠드 등 골조공사는 마무리단계로 들어서 신축중인 전국 10개 월드컵경기장 중 가장 앞서 있다.

1997년 7월 착공된 이 경기장은 사업비만 2천9백억원이 투입되고, 준공까지 연인원 55만명이 동원될 대역사(大役事)다. 준공 목표는 내년 5월. 이 경기장은 벌써부터 숱한 화제를 낳고 있다.

단일 경기장으론 우선 아시아 최대 규모다. 관람석만 7만1백40석. 올림픽을 치른 서울 잠실주경기장은 물론 아시아 최대라는 북한의 모란봉경기장과 비슷한 크기다.

경기장 지붕이 한국 민가의 유연한 곡선미를 살린 것도 특징. 지붕공사 때문에 국내 최대의 골리앗 2대는 지금도 대구에 머무르고 있다.

건설 사령탑인 문희갑(文熹甲)대구시장은 관심을 반영하듯 한달에 한번씩 현장회의를 주재하며 곳곳을 점검하고 있다.

대구시 종합건설본부 강경덕(姜敬德.51)체육시설부장은 "시민의 자존심을 걸고 경기장을 짓는 중" 이라며 "이 공사를 통해 특수콘크리트공법 등 노하우도 축적중" 이라고 말했다.

이런 대역사에 비판적인 목소리도 만만찮다.

어렵게 유치한 2001년 여름 유니버시아드는 IMF를 만나 포기해야 했다. 공사비 30%를 뺀 엄청난 재원은 여전히 대구시가 안을 판이다. 재원조달은 지하철공사와 겹쳐 있어 적지 않은 부담이다.

월드컵이 끝난 뒤 거대한 경기장을 어떻게 활용할 지도 과제로 등장하고 있다.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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