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서비스 인기…관공서 등 서 자연의 소리 들려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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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얼마전 대구지방경찰청을 방문한 민원인 申동호 (34.대구 수성구 범물동)씨는 귀를 의심했다. 졸졸 흐르는 계곡의 물소리와 새소리가 울려 퍼졌기 때문이다.

李씨는 '어떻게 도심에서 물.새소리가 들릴까'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그러나 얼마 뒤 대구경찰청 구내의 스피커를 통해 나온 소리인 것을 알았다.

李씨는 "대구경찰청이 산밑에 있어 진짜 새소리.물소리인 줄 알았다" 며 "도심에서 들을 수 없는 소리여서 더없이 기분이 좋았다" 고 말했다.

공공기관의 '감성' 서비스가 인기다. 음악에 물소리.새소리까지 흘러나와 민원인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

관공서마다 앞다퉈 벌이는 '친절운동' '문턱낮추기' 와는 또다른 반응이 나오고 있다.

대구경찰청이 물.새소리를 들려주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2월 청사 입구에 시민들을 위한 쉼터(벤치 20개) 5곳을 만들면서부터다.

전희상(田熙相)경무과장은 "쉼터에 앉아 있는 주민들과 민원인들이 여유를 갖도록 '자연의 소리' 란 음반을 구해 틀었다" 며 "생각보다 훨씬 반응이 좋은 것같다" 고 말했다. 대구시청도 마찬가지다.

오전에 '비발디의 사계(四季)' '금지된 장난' 등 클래식 음악을 틀어 민원인과 직원들의 기분을 바꿔 놓고 있다.

이같은 서비스의 '원조' 격인 백화점들도 봄철을 맞아 감성에 호소하는 마케팅전략을 선보이고 있다.

동아.대구백화점은 매장마다 30분에 2~3분씩 물소리.새소리를 들려주고, 층마다 향수를 뿌려 고객들을 붙잡고 있다.

동아백화점 정이영(鄭二永.43)홍보실장은 "백화점.공공기관마다 손님.민원인들을 즐겁게 하는 묘안을 짜내고 있다" 고 말했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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