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경제공방 총력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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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여야간 경제공방이 23일 전면전으로 치달았다.

민주당은 아침 선대위 간부회의에서 '국가경제를 볼모로 한 한나라당의 정치 공세' 에 당력을 총동원해 대응키로 결정했다. 한나라당은 현 정권이 내세우는 경제회복론의 '허수' 를 놓치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민주당 정동영 대변인은 회의 뒤 "최근 유럽 쪽의 외자유치 협상팀이 동요하고 있으며 일부 외국계 은행이 국내 기업에 대한 여신 축소를 지시했다는 얘기가 있다" 면서 "한나라당 때문에 다시 위기가 닥칠 수 있다" 고 경계론을 폈다.

鄭대변인은 "한나라당의 무분별한 경제 공세가 국가신인도를 흔들고 있다" 며 "국가채무 4백조원 주장과 국부유출론에 대해 끝까지 따질 것" 이라고 선언했다. 이날 나온 민주당보도 한나라당을 '경제 망친 당' '매국당' 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민주당은 수도권 출마자인 강봉균(康奉均)전 재정경제부장관.남궁석(南宮晳)전 정보통신부장관 등 경제 전문가들을 내세워 24일 '제2 경제위기 선동 저지 기자회견' 을 할 방침이다.

당 관계자는 "김대중 대통령이 최근 국무회의에서 했던 '정부 정책이 왜곡되거나 잘못 전달되면 적극 대응해야 한다' 는 질책이 당에도 전달됐기 때문" 이라고 설명했다.

한나라당 쪽도 공격 수위를 높였다. 이한구(李漢久)선대위 정책위원장은 "온 세계가 다 알고 있는 국가채무를 감추려고 하면 거꾸로 국가신인도는 떨어지게 될 것" 이라고 맞섰다.

"국민연금의 무분별한 확대에다 선심성 정책으로 풀어놓은 의료.고용보험의 적자액까지 합칠 경우 국가채무는 이미 위험한 수준" 이라는 반박이다. 그는 이어 "전경련.대한상의 등이 외국인 역차별을 주장하는 것 자체가 국부유출의 방증" 이라고 주장했다.

김종연(金鍾淵)부대변인은 "부실 금융기관 등에 들어갈 공적자금이 연말까지 총 1백20조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며 "시장자율에 따른 구조조정을 해나가야 한다" 고 촉구했다.

金부대변인은 이어 "민주당이 총선 공약으로 내놓은 2010년 국민소득 3만달러 달성은 터무니없는 장밋빛 약속" 이라고 깎아내렸다.

이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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