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입체영상 보고 싶으면 리모컨만 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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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SK텔레콤은 어떤 영상이라도 리모컨 단추만 누르면 3차원(3D) 영상으로 바꿔주는 ‘실시간 3D 입체화 기술’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날 중소 벤처기업들과 공동으로 선보인 이 기술은 시청자들이 느끼지 못하는 짧은 시간에 일반 영상의 공간이나 움직임 등을 분석해 가상의 입체 영상을 만드는 원리다. 특수 입체안경을 쓰면 오른쪽과 왼쪽 눈이 미세하게 다른 영상을 보기 때문에 입체 영상으로 인식되는 것이다.

이 회사는 이번에 선보인 보드 모델 외에도 내년 상반기까지 칩 모델을 개발할 예정이다. 그러면 TV나 컴퓨터의 모니터뿐 아니라 휴대전화 등 모바일 기기의 화면에서도 입체영상을 구현할 수 있게 된다. 이 회사의 설원희 미디어&미래사업부문장은 “많은 돈을 들여 3D용 콘텐트를 만들지 않아도 입체 방송을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풍족한 3D 콘텐트를 바탕으로 통신과 방송 시장이 동반 성장할 수 있다고 한다.

SK텔레콤은 올 들어 휴대전화로 자동차를 원격 제어하는 모바일텔레매틱스와 음성인식기술·전자종이 등 신기술을 잇따라 개발했다. 본업인 이동통신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통신 기반의 새로운 시장을 창조한다는 큰 흐름을 탔다. 정만원 사장은 “개인 고객의 이용료를 기반으로 성장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통신망을 기반으로 금융·유통·헬스케어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로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르면 내년 말부터 지상파 3D 시험방송을 시작한다. 영국과 일본 등도 3D 기술 도입에 적극적이다. 파나소닉·소니 같은 일본 업체들이 잇따라 3D TV를 선보인 데 이어 삼성전자와 LG전자도 관련 기술을 확보했다. 특수 안경을 쓰지 않고도 입체영상을 볼 수 있는 휴대전화나 입체영상을 찍는 디지털카메라까지 나왔다. 방통위는 한국이 3D 분야에서 표준화와 신기술 확보에 뒤지지 않으면 2020년까지 국내에서 28조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추정했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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