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쓴소리] 정동진 화장실 일부 폐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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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며칠 전 정동진에 놀러 갔다가 기막힌 경험을 했다. 해돋이를 구경한 후 화장실에 갔으나 문 앞마다 5~6명씩 줄을 서 있었다.

10여개의 화장실 중 서너개만 문이 열릴 뿐 나머지는 전혀 열리지 않았다.

화가 난 관광객들이 문을 두드리고 발을 넣어봐도 문엔 '사용 중입니다' 란 글자만 선명할 뿐 아무 응답이 없었다. 그때서야 문이 잠긴 것을 알게 된 관광객들은 사용가능한 화장실 칸을 찾느라 갑자기 수선을 떨기 시작했다.

20여분을 기다려 겨우 들어간 화장실엔 버려진 휴지가 휴지통 밖으로 넘쳐 바닥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고 화장지도 다 떨어진 상태였다. 나와서 손을 씻으려 해도 물조차 나오지 않았다.

관리사무소에 항의하니 물이 부족해 화장실 문을 잠갔다고 말했다. 물이 바닥나면 그나마 다른 화장실도 쓸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안내문을 통해 이런 사정을 관광객들에게 알려 미리 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았을까.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화장실 문화를 바꾸자' 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그런 때에 많은 관광객이 수시로 찾는 곳에 화장실 하나 제대로 돼 있지 않다니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수미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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