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간 이 총재, "한나라가 受權 야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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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16일 자민련 지지세가 강한 대전을 찾았다.

李총재는 이인제 선대위원장을 앞세운 민주당의 충청권 공략을 의식한 듯 충청권을 3파전 구도로 만들기 위해 부심했다. 자민련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그는 "공동정권에 참여한 자민련도 공동책임이 있다" 며 "자민련은 먼저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라" 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金명예총재는 보수세력의 대변자라고 자처하면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엉터리 햇볕정책을 펼 때 과연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 며 "사이비 야당인 자민련을 밀어주면 결국 DJ를 도와주는 셈" 이라고 몰아붙였다.

지난달 초 자민련을 떠나 한나라당 공천을 받은 김칠환(金七煥.대전동)의원은 "내각제를 고리로 탄생한 DJP정권은 정체성을 상실했다" 고 거들었다.

李총재는 이날 지역정서를 다독거리는 데도 신경을 썼다. 金의원이 李총재를 "충청이 낳은 위대한 지도자" 라고 소개하자 李총재는 "충청 출신인 내가 한나라당에서 대통령 후보와 총재가 됐다" 고 화답했다.

李총재는 "金명예총재는 충청권 민심으로 곁불만 쬐어왔다" 며 "곁불이 아닌 직불(직접 쬐는 불)을 쬐는 명예와 자존심을 되찾아야 한다" 고 지역 정서를 자극했다.

현 정권의 정책 실패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한.일 어업협정, 교원정년 단축, 빈부격차 심화 등 현 정권의 정책 실패를 차례로 언급하며 "나라가 엉망이 됐다" 고 지적했다. 李총재는 이어 "한나라당은 유일 야당이며 유일한 수권정당" 이라고 강조했다.

대전〓최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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