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순대표 비례대표 포기 배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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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민주국민당이 신발끈을 고쳐 맸다.

16일 조순(趙淳)대표의 비례대표직 포기 선언은 당이 처한 상황이 심각하다는 위기의식의 발로였다. 창당 후 처음으로 부산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는 갑론을박의 연속이었다.

한 참석자는 "대선후보 조기 가시화, 趙대표의 종로 출마 재론, YS와의 관계설정 문제 등 나올 수 있는 얘기는 다 나왔다" 고 귀띔했다.

당 분위기 침체에 대한 책임론도 제기됐다. 그 화살은 종로 출마 포기로 세 몰이에 스스로 찬물을 끼얹은 趙대표에게 집중됐다고 한다.

때문에 趙대표의 기득권 포기 결정은 "지도부가 살신성인(殺身成仁)의 자세로 선거에 임하겠다는 의미" 라는 것. 그러나 趙대표는 벌겋게 상기된 얼굴로 회의장을 나가 적잖은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장기표(張琪杓)최고위원이 제안한 대선후보 조기 가시화 문제는 지도부 균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총선 후로 미뤄졌다.

문제는 이런 처방이 얼마나 효력을 발휘하느냐다. 그래서 당 일각에선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 관련 비리 폭로 등 극약처방을 불사하자" 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부산〓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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