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버스·택시 접촉사고 시비 승객들 발묶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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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전주에 사는 대학생이다. 버스를 타고 집에 가는 도중에 버스가 택시와 가벼운 추돌사고를 냈다. 말이 추돌사고였지 차체의 칠이 살짝 벗겨진 정도였다.

버스기사와 택시기사는 길 한가운데에 차를 세워놓고 서로의 잘못을 탓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사고가 난 곳은 '도로가 워낙 좁아 '평소에도 정체가 심한 곳이었다. 버스와 택시가 도로를 점령한 채 움직이질 않으니 혼잡이 더욱 심해졌다.

그런데도 기사들은 합의를 볼 생각은 하지 않고 더욱 언성을 높여 다투는 것이었다.

시간이 흐르자 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들의 입에서도 불평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참다 못한 나는 '버스에서 내려 '기사 아저씨께 "승객을 먼저 태워다주고 나중에 합의를 보면 안되겠느냐" 고 했다.

그랬더니 버스기사는 계속 기다리라고만 했다.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느냐고 볼멘소리를 했더니 "어린 학생이 버릇이 없다" 며 역정을 냈다.

요즘은 '어디서나 '고객이 우선시되는 사회다. 그런데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대중교통수단인 버스 기사가 승객들은 생각하지 않은 채 싸움에만 열중하다니 이해할 수 없다. 사고가 났다면 연락처를 주고 받은 뒤 나중에 합의를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심윤경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3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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