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가 탄생 50주년을 맞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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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신용카드가 올해로 탄생 50주년을 맞았다.

신용카드는 프랭크 맥나마라라는 미국의 사업가에 의해 1950년 첫선을 보였다. 지갑을 사무실에 놔두고 뉴욕 맨해튼의 유명 음식점에 갔다가 곤욕을 치른 것이 계기가 됐다.

그는 나중에 같은 음식점을 다시 방문, 손수 만든 '다이너스 클럽' 이란 카드판을 내밀고 "앞으로는 식사한 뒤 여기에 사인을 하고 나중에 한꺼번에 지불하겠다" 고 말했다.

식당측은 신용이 확실한 그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이후 맥나마라는 2백여명의 친지.친구에게 카드를 나눠주고 가맹 식당도 14개로 늘렸다. 이것이 지금의 시티그룹 소유인 다이너스 클럽 카드의 효시다.

반세기가 흐르는 동안 신용카드는 수백가지 종류로 다양해졌다. 사용액에 따라 비행기 마일리지를 부여하는 것도 있고, 자선단체에 일정액을 기부하는 것도 있다.

데빗카드도 등장했다.

현재 미국의 신용카드 소지자는 전체 성인인구의 4분의3에 해당하는 1억5천7백여만명이다.

소지자의 급증으로 인한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신용카드 사기, ID 도용 등 범죄행위는 물론 개인파산도 매년 수백만건에 이른다.

미국 소비자연합 조사에 따르면 신용카드를 갖고있는 8천만 미국 가구가 평균적으로 지고 있는 빚은 7천달러에 가깝다.

은행들은 18%에 이르는 높은 신용카드 이자율을 노려 카드 발급에 혈안이 돼있다. 특히 대학생 등 경제력이 취약한 층에게까지 카드 발급을 확대하고 있는 게 문제다.

컴퓨터 시대가 만개하면서 온라인상의 신용카드 보안문제도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다. 신용카드가 미래의 화폐로 자리를 굳히려면 카드번호.비밀번호 이외에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보안 장치의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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