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길 장관은 누구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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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평소 말수가 적지만 웃음을 잃지 않는 성품의 김정길 장관에게 결혼을 둘러싼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대학 시절 그의 성실함에 반한 하숙집 주인이 딸을 소개해주어 사귀기 시작했다.

金장관은 훗날의 장인 어른에게 딸을 반드시 대학에 보내야 한다고 주장, 결국 대학을 마치게 한 뒤 결혼했다고 한다.

사시 2회중 1994년 막차로 고검장에 승진했으나 이듬해 9월 검찰총장에 동기생인 김기수(金起秀)서울고검장이 발탁되자 사표를 내고 96년부터 입각 때까지 변호사로 일했다.

30여년의 검사생활 동안 모두 10차례나 호남지역에서 근무하는 등 과거 인사상 서러움도 없지 않았으나 불만을 좀처럼 드러내지 않았다. 빠쁜 일과 중에도 조세분야 연구에 몰두, 한양대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부가가치세법 정해' 라는 책을 냈다.

자상하고 따뜻한 성품으로 후배 검사들 사이에서 맏형으로 통했던 덕장형. 서울지검 3차장 때는 민생침해사범 특별수사본부장을 맡아 단호한 면모를 보였고 강경대(姜慶大)씨 치사사건과 서울지법 서부지원의 법정소란 사건 등 어려운 사건을 무난히 처리했다.

"요란하지 않으면서도 조직을 장악해 이끌어가는 능력이 있다" 는 게 주위 사람들의 공통된 평가다.

<약력>

▶1937년 전남 신안 출생

▶63년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63년 사법시험 2회 합격

▶90년 11월 서울지검 서부지청장

▶92년 7월 전주지검 검사장

▶93년 3월 광주지검 검사장

▶93년 9월 수원지검 검사장

▶94년 9월 광주고검 검사장

▶95년 11월 변호사 개업

▶99년 6월 49대 법무부장관 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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