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감투바람'…학급회장 대입 특별전형 유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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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지난 9일 서울 D고교 3학년은 학급마다 학급회장을 지원한 학생이 3~5명이나 돼 교사들을 어리둥절케 했다.

朴모(17)군은 "나를 뽑아주면 선생님과 상의해 자율학습을 원하는 학생만 받도록 하겠다" 는 선거공약을 내세워 동료 입후보자 4명을 제치고 전체 44명 중 30여명의 지지를 얻어 당선됐다.

담임 秦모(38)교사는 "지난해만 해도 '입시를 준비해야 되기 때문에 싫다' 던 학급회장 자리가 올해는 '내가 하겠다' 는 자리로 바뀌었다" 며 "'대학입시에서 추천제 전형이 크게 늘어나면서 '간부 경력을 쌓겠다는 학생이 늘어났기 때문" 이라고 말했다.

부산시 동래구 D고교도 지난주 열린 총학생회장 선거에서 4명이나 출마해 각축을 벌이기도 했다. 지난해만 해도 출마자가 2명에 불과했다.

대학들이 학급회장.총학생회장 경력이 있는 학생을 대상으로 특별전형을 실시하는데다 2001학년도 대학입시에서 추천제 전형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고되면서 학급회장(반장).총학생회장에 입후보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2002학년도 대입에서는 학교생활기록부 비교과 영역에 학급회장 경력 등이 자세하게 기재되고, 서울대의 경우 고교장 추천제 비율을 최고 80%까지 늘릴 것으로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학기별로 학급회장을 뽑는 서울 J고교의 경우 1, 2학년 학급마다 평균 6명이 입후보했다. 학교측이 고교장 추천 선발기준에 학급회장.부회장 3점, 총학생회장.부회장은 5점씩 가산점을 부여키로 하면서 지난해보다 입후보자가 두배로 늘었다.

서울 신림고 김영준(金永俊)교감은 ' "학기마다 학급회장과 총학생회장을 뽑고 성적이 좋아야 출마가 가능했던 자격기준도 완화하자 회장으로 입후보해 봉사하겠다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며 "여하튼 '과거 지명제 때보다 활기차고 바람직한 현상" 이라고 말했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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