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의원에 연임 청탁 한상률 전 청장이 요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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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그림 강매’ 혐의로 구속된 국세청 안원구(49) 국장은 “한상률 전 국세청장이 여권 의원에게 ‘청장직 연임’을 청탁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안 국장의 변호인은 2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안 국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에서 “지난해 2월 한 전 청장이 안 국장에게 ‘이번 정부에서 유임될 수 있도록 여권 A의원에게 잘 말해 달라’고 부탁했고, 얼마 뒤 국세청 차장을 할 생각이 없는지 의사를 타진했다”는 내용이 포함된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후 한 전 청장이 국세청 차장 자리를 대가로 3억원을 요구했으나 안 국장이 거절했고, 그때부터 관계가 틀어졌다는 게 안 국장 측의 설명이다. <본지 11월 23일자 16면>

이에 대해 안 국장의 부인 홍혜경(49·가인갤러리 대표)씨는 “남편이 A 의원에게 한 전 청장의 부탁을 전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씨는 “한 전 청장은 2007년 대구지방국세청장으로 근무하던 남편을 여러 차례 찾아오거나 서울로 불렀다”며 “경북 출신인 남편이 현 정권 인사들을 여러 명 알고 있어 한 전 청장의 부탁으로 남편이 이들에 대한 정보를 주거나 소개시켜줬다고 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한 전 청장이 국세청 차장 시절 전군표 전 국세청장에게 인사청탁과 함께 그림 ‘학동마을’을 선물했다는 그림 로비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최근 의정부교도소에 수감 중인 전 전 청장과 그의 부인 이모씨를 불러 조사했다.

박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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