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김효성 부회장, 그래슬레 회장에 반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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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주한 유럽연합(EU)상공회의소 회장의 한국 산업계 비판에 대해 재계가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대한상공회의소는 7일 'EU상의 무역장벽 보고서에 대한 대한상의 의견' 이란 자료를 내고 베르너 그래슬레 EU상의 회장의 발언 중 네군데를 문제삼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래슬레 회장은 지난 2일 기자회견을 통해 자동차.조선.금융 등 14개 분야의 교역장벽을 철폐하라는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한국의 경제개혁이 미흡하다는 소견을 밝혔다.

김효성(金孝成)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자청해 "시장개방 요구는 별도 논의할 문제로 치더라도 우리 경제에 대한 그래슬레 회장의 인식이 잘못됐다는 판단에 따라 업계 여론을 수렴해 반론을 제기한다" 고 밝혔다.

그래슬레 회장이 "한국기업이 외환위기 이후에도 여전히 핵심사업에 과잉투자하고 있다" 고 지적한데 대해 대한상의는 "자기돈으로 투자하는 것은 기업 스스로 결정할 문제며 그동안 부채경영을 개선하고 e-비즈니스쪽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는 등 나름대로 합리적인 투자관행을 세워나가고 있다" 고 반박했다.

대한상의는 또 기업 투명성면에서 큰 진전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 "사외이사제도.소액주주권 강화 등을 통해 오히려 효율적 기업경영에 제약을 줄 정도로 투명경영.책임경영 풍토를 조성해 나가고 있다" 고 주장했다.

한국의 재벌과 노조가 외국기업의 국내기업 인수에 저항하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대한상의는 "1996년 대우가 프랑스 톰슨 멀티미디어를 인수하려 했을 때 현지 국민들의 거센 반발로 무산된 것처럼 자국 기업이 외국에 많이 팔려나갈 때는 반대여론을 포함해 다양한 목소리가 있을 수 있다" 고 반박했다.

홍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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