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거래소, 정보통신주 집중 순매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51면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이 거래소 종목에 대한 매수 비중을 크게 높이면서 거래소시장은 활기를 되찾고 있는 반면 코스닥시장은 조정을 받고 있어 외국인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게다가 외국인들은 거래소 종목을 사면서도 단기간에 몇개의 종목을 집중 매수하는 방식으로 종목을 계속 바꿔 타고 있어 이들의 움직임에 따라 시장이 크게 출렁이는 '외국인 장세' 가 연출되고 있다.

◇ 거래소로 달려간 외국인〓2월 29일을 분기점으로 외국인의 거래소 종목 집중 매수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전날 1천억원이 채 안됐던 외국인의 거래소 순매수 규모가 29일 2천억원대로 뛰어오른 후 3월 3일에는 사상 최고 수준인 8천억원대까지 올라갔다. 반면 코스닥시장에선 2월 29일을 고비로 순매수 규모가 큰 폭 줄어 3월 2일에는 순매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 '편식' 매수 심한 외국인〓지난 2일 외국인 순매수금액 가운데 삼성전자.현대전자의 비중이 82%였다. 3일에는 이 비중이 84%까지 올라갔다. 6일에도 외국인은 현대전자와 삼성전자 우선주.삼성물산 등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서울증권에 따르면 3일까지 삼성전자는 8일째, SK텔레콤은 5일째, 한국통신은 4일째 외국인의 순매수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정보통신주만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외국인 매수세가 몰리는 종목은 곧바로 상한가까지 올라가 거래가 거의 안되는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다.

크레디리요네증권 김학준 이사는 "거래소시장이 오랫동안 침체에 빠져 실적에 비해 지나치게 저평가됐다는 공감대가 외국인 투자자 사이에 형성됐다" 며 "여기에다 반도체 시세 급등이란 호재가 매수세에 불을 붙였다" 고 설명했다.

◇ 거래소로 옮겨가나〓아직은 단정하기 이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분석이다. 거래소와 코스닥의 가격 격차가 지나치게 벌어져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반도체 가격 상승이란 거래소 호재가 생겨 거래소로 매수세가 몰리고 있지만 코스닥 주도 장세라는 큰 흐름을 바꿔놓을 정도의 변화는 아니라는 것이다.

쟈딘플레밍증권 이연석 부장은 "외국인의 관심은 거래소냐 코스닥이냐가 아니라 외국기업에 비해 저평가된 종목이 뭐냐에 있다" 며 "최근 외국인이 거래소 순매수 규모를 늘렸지만 80% 이상을 반도체 관련주 매수에 쏟아부은 것도 이 때문" 이라고 지적했다.

김학준 이사도 "외국인의 코스닥 종목에 대한 편입비율이 아직 낮기 때문에 더 들어갈 여지가 충분히 있다" 고 내다봤다.

정경민.곽보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