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레이더] 개별종목장세 심화될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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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주초만 되면 주가가 곤두박질하는 '증시 월요병' 을 우려하는 투자자들이 많다. 최근들어 주말에 미국 증시가 빠지면 한국 거래소는 주초에 몸살을 앓는 경우가 잦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주말에 국내 증시에서는 외국인들이 사상 최대 규모의 순매수를 보이면서 종합주가지수를 900선 가까이 끌어올렸고 뉴욕 증시에서는 나스닥.다우지수가 동반 상승했다. 주초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종합주가지수 900선 돌파시도도 가능한 상황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같은 움직임이 국내증시의 개별종목 장세를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전망한다.

먼저 주목할 점은 지난 주말 이틀간 이뤄진 1조4천8백억원 규모의 외국인 주식 순매수의 80% 이상이 삼성전자.현대전자 등 반도체 관련 주식에만 집중됐다는 사실이다.

반도체 D램 가격의 상승 및 삼성전자의 주식예탁증서(DR)가격과 원주가격의 차익 등을 노리고 주식을 사들였다면 외국인 매수세가 다른 주식으로 확대되기는 어려울 듯 싶다.

그렇다면 일단 외국인들에게 주식을 판 돈이 어디로 가느냐가 이번주 장세에 영향을 줄것인데 재료가 있는 중소형 종목쪽이 유력하다.

美 증시에서 소형주 지수로 알려진 '러셀2000' 이 신고가 행진을 계속하는 것도 개별종목 장세를 부추길만한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지속적인 주가상승을 기대하기는 증시 수급상황이 다소 부담스럽다.

지난주말 거래소와 코스닥 시장의 거래대금은 총 10조4천억원을 넘어섰다. 고객예탁금(10조7천억원)의 대부분이 거래에 투입된 것으로 이같은 '전력질주' 가 계속 되기는 사실상 어렵다.

또 올 6월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2조6천억원 규모의 스팟펀드와 뮤추얼펀드 만기 물량이 어떻게 될지도 관심거리다. 이 자금이 신규설정 펀드로 유입된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아직 그런 움직임은 눈에 띄지 않는다.

9일 돌아오는 주가지수선물.옵션의 만기일에 외국인이나 기관들이 어떻게 나올지도 변수다.

이밖에 코스닥 시장의 장세변화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코스닥 대형주인 다음.새롬기술.한통프리텔.한솔엠닷컴등이 일제히 약세로 돌아선데다 최근 중소형주의 대표주자였던 싸이버텍홀딩스.장미디어 등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주가가 높아 잠깐 쉬는 것인지, 아니면 상승한계가 드러나는 것인지 살펴야한다

송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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