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당] 등교길 통학로 건설 약속 안지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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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용인 수지지구에 사는 주민이다. 이 지역은 원래 주택지가 아닌 곳을 개발했기 때문에 여러가지로 주거환경이 나빠 지금까지 입주민이 많은 고생을 하고 있다.

급기야 며칠 전에는 우리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식마저 열리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학교까지 가는 길이 너무 멀고 위험해 학교측이 입학식을 연기했기 때문이다.

단지밖 산중턱에 있는 학교에 가려면 걸어서 30분, 승용차로도 6분이나 걸린다. 게다가 등하교길엔 덤프트럭이 자주 다녀 상당히 위험하다.

상황이 이렇게 악화된 것은 과거 용인시가 무분별하게 아파트건설 허가를 내줘 2천5백가구가 넘는 단지 내에 학교부지로 쓸만한 곳이 없어 산중턱에 학교를 지었기 때문이다.

얼마전 용인시 관계자는 입학식 이전까지 통학로를 만들어 준다고 주민에게 약속까지 했지만, 지금은 통학로를 내기 힘드니 버스 2대로 5백여명의 학생을 통학시키겠다고 말을 바꾸고 있다.

설사 통학문제가 해결된다 해도 초등학교 교사(校舍)는 기초적인 시설도 갖추지 않아 수업을 할 수 없는 형편이다.

어린 학생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덤프트럭이 마구 달리는 비포장도로로 통학을 해야만 하는지 시 당국에 묻고 싶다. 씨랜드 참사처럼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미리 대책을 강구해줬으면 한다.

박윤경 <용인시 수지읍 상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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