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비싸졌어요] 배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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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배추 값이 지난해 이맘때의 3배 수준으로 폭등했다.

농수산물유통공사 조사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 배추의 전국 평균 소매가격(중품 기준)은 ㎏당 7백2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2백46원)의 2.9배다. 전월(5백45원)에 비해서도 30% 가까이 올라 올들어서도 여전히 강세다.

특히 서울지역은 9백원이나 된다. 부산(7백50원).대전(7백60원).광주(5백50원)보다 훨씬 비싸다.

한 포기에 3㎏ 이상 나가는 상품(上品)은 물량 부족이 심해 가격이 더 뛰었다.

서울가락동농수산물시장의 상품 도매가격은 10㎏ 한 포대가 9천1백원이다. 전년동기(2천8백25원)의 3.2배 수준으로 오른 것이다.

배추 값이 초강세인 것은 수확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겨울철 밭에서 키우는 월동배추의 주산지인 전남 해남지역의 작황이 나빴다. 파종기인 지난해 9월 비가 많이 와 15~20% 손실이 생겼다. 겨울 날씨가 추운 것도 작황 부진의 요인이다.

한화유통에서 배추 구매를 담당하는 양승섭 과장은 "월동 배추는 포기당 3㎏은 나가야 정상품으로 쳐준다" 며 "올해는 정상품이 20%도 안되고 2㎏을 밑도는 하품이 60%가 넘는다" 고 말했다.

겨울 김장을 담그는 대신 김치를 수시로 몇 포기씩 담가 먹는 가정이 늘면서 한겨울에도 배추 수요가 꾸준해 물량부족을 부추기고 있다.

배추의 대체품 역할을 하는 양배추와 무가 비슷한 이유로 출하량이 크게 줄어 배추 가격 상승을 부채질하는 면도 있다.

배추는 비닐하우스에서 기른 봄 배추가 나오는 3월 들어서면 값이 내려가게 마련이다. 그러나 올해는 상당기간 가격 강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비닐하우스 봄 배추를 가장 먼저 출하하는 경남 하동지역의 재배면적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가격폭락으로 큰 손해를 본 농가들이 올해는 배추 파종을 외면해 이런 현상이 생겼다.

업계에선 가격 강세가 4월 중순까지 지속될 것으로 본다. 그때 가야 봄 배추가 중부권에서도 출하되기 시작하고 총각무.열무 등의 대체품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차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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