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 군입대한 이무철 소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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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병역비리가 우리 사회의 심각한 문제가 된 요즘 세번째 군에 복무하는 젊은이가 있다.

3일 경북 영천시 소재 육군 제3사관학교에서 임관하는 이무철(李戊喆.26.경남전문대졸)소위. 李소위는 해병대에서 26개월 동안의 복무와 프랑스 외인부대를 거쳐 다시 육군 3사관학교를 졸업, 육군 장교의 길을 걷게 됐다.

그는 어릴 때부터 몸이 약해서 그런지 '강한 것' 에 대한 동경심이 유별났다고 한다. 경남전문대 재학중이던 1992년 3월 지옥훈련을 시킨다는 해병대에 지원했다. 유격훈련.전투수영.상륙훈련 속에서 강인하게 단련됐지만 더 멋있게 보이는 소대장에 대한 미련이 마음 한 구석엔 남았다.

96년 1월 해병대 제대를 앞두고 우연히 접한 한권의 책에서 젊음과 열정의 상징인 '프랑스 외인부대' 를 알게 됐다.

그해 말 대학을 졸업한 그는 이 부대에 지원하기 위해 프랑스행 비행기를 탔다.

파리 근교의 뽈 드노종에 주둔한 외인부대 4연대에서 11분안에 1.8㎞ 완주.팔굽혀 펴기 등 체력검사와 신체검사를 받은 뒤 10대1의 경쟁을 뚫고 당당히 합격했다.

그러나 1백50㎞ 전투행군 등 4개월간의 혹독한 외인부대 훈련을 모두 마친 뒤 고민에 빠졌다. 며칠후면 정식 외인부대원이 되지만 내 나라가 아닌 곳에서 의미없이 생명을 바칠 수 없다는 판단에 97년 귀국했다.

3사의 교육을 받으면서 해병대나 외인부대보다 더 진한 감동을 느꼈다는 李소위는 장기복무를 지원할 예정이다. 그는 "지금까지의 경험을 살려 병사들을 모범적으로 지휘, 강인한 전투력을 확보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고 다짐했다.

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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