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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산업 재해 예방하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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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드라마나 영화 속의 소위 ‘배달맨’들은 헬멧도 쓰지 않은 채 배달을 다녔다. 그러나 오토바이와 스쿠터가 일반인에게도 보급되고 헬멧 착용이 필수적으로 권장되면서 드라마 속 ‘배달맨’들도 반드시 헬멧을 착용하게 됐다. ‘배달맨=철가방+오토바이+헬멧’이라는 공식이 자연스럽게 정착된 것이다.

그러나 드라마와 다르게 현실에선 많은 배달맨이 헬멧을 착용하지 않는다. 불편하기 때문이다. 익숙한 일이고 재빨리 다녀오면 될 일이니 헬멧 미착용쯤은 별것 아닌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어쩌다 작은 접촉사고가 나도 ‘운 나쁜 일’ 정도로 치부한다.

배달업 종사자들뿐만 아니라 서비스산업에 종사하는 많은 이들이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지난해 전체 산업재해 가운데 서비스산업은 제조업에 이어 둘째로 산업재해가 많이 일어난 분야이며, 전체 재해자의 31.5%나 차지하고 있다. 이는 서비스산업에서 산업재해에 대한 예방과 대책에 더욱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산업재해의 절반 정도가 넘어지고, 떨어지고, 끼이는 소위 ‘재래형 재해’에 의한 것이다. 재래형 재해는 근로자가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도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사고이기에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산업재해 예방은 작은 데서부터 시작된다. 주방 바닥의 물기를 없애는 것, 건물관리나 보수를 할 때는 사다리에 미끄럼방지 장치를 하는 것, 안전보호장구를 착용하는 것과 같이 아주 기초적인 것들이 재해를 근본적으로 예방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교통사고가 났을 때 머리를 보호해주는 헬멧도 그중 하나다.

남상만 한국음식업중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