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수수료 '8년만의 인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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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LG투자증권이 업계 처음으로 거래소 주식 매매수수료를 내리겠다고 발표한데 이어 대신.현대 등 대형 증권사들도 잇따라 인하의사를 밝혀 증권업계에 수수료 인하바람이 불어닥칠 전망이다.거래소 주식매매 수수료는 1992년 이후 8년동안 전혀 변화가 없었다.

증권업계는 그동안 사이버 주식거래가 급증하면서 점차 수수료 수입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던 터여서 수수료 인하 경쟁까지 더해질 경우 업계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LG투자증권은 29일 거래대금에 따라 3단계로 차등화돼 있는 거래소 주식매매 수수료를 각각 0.05%포인트(10%)씩 낮춰 3월 6일부터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거래대금별 수수료는 ▶2억원 미만인 경우 0.5%에서 0.45%▶2억~5억원은 0.45%+10만원에서 0.4%+10만원▶5억원 이상은 0.4%+35만원에서 0.35%+35만원으로 각각 조정된다.

LG증권은 이와 함께 온라인 수수료는 거래소.코스닥 관계없이 4단계로 나눠 ▶2백만원 미만인 경우는 0.2% ▶2백만~1천만원 미만 0.15%+1천원▶1천만~5천만원 미만 0.13%+3천원▶5천만원 이상 0.1%로 차등화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대신증권 홍보실 조경순 실장은 "수수료 인하를 검토 중" 이라며 "인하폭은 아직 결정하지 않았지만 경쟁사 수준으로 맞춰 갈 것" 이라고 밝혀 LG증권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또 현대증권 마케팅팀 최철규 부장도 "어떤 형태로든 대응을 할 수밖에 없으며 매매수수료 인하를 계기로 창구 주문 수수료와 사이버거래 수수료간의 격차가 줄어들 것" 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수수료 인하 움직임은 최근 투자자들이 사이버 거래 수수료(평균 0.1%)가 창구에서 직접 주문을 낼때 드는 수수료의 20%수준에 불과해 사이버 거래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일부 사이버증권사가 수수료를 파격적으로 내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대형 증권사의 사이버 수수료 역시 낮아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한화증권 분석에 따르면 전체 증권사의 주식.선물.옵션 위탁수수료는 99년 7조7천억원으로 잠정집계됐으며, 2000년에는 단타매매에 힘입어 8조4천억원에 달했다가 2001년에는 6조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전체 주식 위탁수수료 중 45%를 차지하고 있는 사이버거래 수수료가 70% 이상으로 확대되고 사이버 전문증권사와의 경쟁격화로 일반 수수료까지 떨어지게 되면 2001년 수수료 수입은 1조6천억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김동호.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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