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된 퇴역전함…강릉시 파도높아 인양 못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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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강원도 강릉시가 북한 잠수함과 함께 전시해 관광명물로 활용하려던 해군 퇴역함 '전북함' 이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함정의 무게가 당초 예상보다 훨씬 무거운데다 인양 해안의 파도가 심해 4개월째 옥계항에 정박한채 꼼짝도 못하고 있는 것이다.

강릉시는 지난해 10월 해군으로부터 전북함을 영구 무상 임대받기로 하고 같은달 31일 옥계항으로 옮겼다.

시는 당초 이 함정을 지난해말까지 1996년 강릉 안인진 해안에 침투했다 좌초된 북한 잠수함과 나란히 침투해안에 전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안인진 해안에 파도가 높고 전북함의 무게가 당초 예상보다 무거워 인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에 단 한대뿐인 3천t급 해상 크래인을 동원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비용이 30여억원이나 돼 포기한 상태다.

이 때문에 북한 잠수함 옆에 인양한 후 내부에 해양청소년 수련시설 등을 갖춰 올 하반기부터 일반인에 공개키로 한 시의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

시는 전북함 인양작업과 내부 시설개조에 총 15억여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중 준설작업 등을 위해 3억여원이 이미 집행됐다.

시청 관계자는 "해군측과의 협상지연으로 파도가 심한 11월부터 작업을 하는 바람에 인양을 못했다" 며 "파도가 잔잔해지는 4, 5월쯤 본격적인 인양작업을 재개할 예정이다" 고 말했다.

전북함은 지난 45년 미국에서 건조돼 지난해 10월8일 퇴역했다. 길이 1백18.9m, 폭 12.5m로 한국전쟁 때도 참전했던 전함이다.

강릉〓홍창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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