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엔 공무원, 밤엔 시민운동가"-부산 서구청 박정애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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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부산 서구청 여 공무원 박정애(朴貞愛.41.9급)씨는 '이 일을 20년 가까이 해오고 있다.

그는'평일이면 오후 6시쯤 구청을 나서 곧바로'부산의 대표적인 시민단체 중 하나인 ' '부산을 가꾸는 모임' 에 출근한다.회원 관리 등을 하느라 보통 오후 9시쯤 집에 돌아간다.결혼해 자녀(2남1녀)도 있지만 남편이 "좋은 일" 이라며 이해한다.

"어린 시절부터 봉사활동이 꿈이었습니다.1984년 10월 공무원이 된 것도 국민에게 봉사한다는 생각 때문이었죠. " 시민운동에 몸 담은 지도 벌써 19년이 됐다. 1982년 부산을 가꾸는 모임의 전신인 '볼론티어' 창립회원으로 시민운동에 뛰어들었다.

"부산을 가꾸는 모임에 참여한 이후 지난해 삼성자동차 살리기 운동이 가장 큰 보람으로 남습니다. 부산시민들의 밥줄이 걸린 문제라 정말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는 당시 토요일마다 부산역에서 열린 집회에 만삭의 몸을 이끌고 참가할 정도로 열성이었다.

공무원 신분으로 시민운동을 하는데 어려움은 없었을까. ' "처음엔 시민운동이 활성화하지 않아 정말 힘들었습니다. 공무원에다 여자의 몸으로 무슨 시민운동이냐는 사회적 편견이 심했지만 '정의는 살아 있고 진실은 영원하다' 는 좌우명을 되뇌며 이겨냈지요. " 요즘 예전 볼론티어 회원들을 모아 휴일이면 양산 '요셉의 집' 에서 봉사활동을 한다.

앞으로 '전문 봉사자' 가 되려 한다. 96년 제 1회 세계자원봉사자의 날 때 자원봉사자상을 받았다. 지난해 자원봉사관리사 자격증도 취득해 놓았다.

朴씨는 "여성들이 용기를 갖고 봉사단체와 시민단체 문을 두드릴 때 세상은 더욱 밝아질 것" 이라고 말했다.

김관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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