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14일 발생한 부산 사격장 화재와 관련, 일본인 관광객 사망 소식을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총리로부터 들었다고 청와대 외교·안보라인 관계자가 19일 전했다. 이 대통령과 하토야마 총리는 당시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 중이었다.
이날 회의 때 이 대통령을 수행했던 이 관계자는 “부산에 화재가 있었고, 사망자가 몇 명인 것 같다는 보고는 (한국에서 싱가포르 현지로) 있었지만 일본인 사망자가 몇 명인지 보고는 안 됐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하토야마 총리는 자국민이 숨졌기 때문에 먼저 (이 대통령에게) 말을 한 것 같다”며 “이 대통령은 회의장에 들어갔을 때까지 (일본인 사망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나중에 일본인 사망자가 많다는 보고가 싱가포르에 있는 대통령 수행단으로 접수됐지만, 이미 정상회의가 진행 중이어서 이 대통령에게 보고할 때를 놓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하토야마 총리로부터 이 같은 소식을 들은 뒤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위로했다고 한다.
남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