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미결수 탈주사건] 흉기 외부반입 가능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광주교도소 탈주범들이 사용한 흉기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경찰이 노수관'(魯洙官)'씨한테서 압수한 흉기는 길이 25㎝.폭 1.5㎝ 크기로 아랫부분에는 흰색 붕대가 감겨 있고 윗부분은 예리하게 갈아져 있다.

魯씨는 경찰에서 "법정대기실 화장실에서 정필호씨가 가슴팍에 숨긴 3개의 흉기를 나와 장현범씨에게 하나씩 건네주었으며 어디서 그것을 입수했는지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않았다" 고 진술했다.

경찰은 일반적으로 쓰는 칼이 아니며 재질이 강철인 점, 鄭씨가 수감됐던 광주교도소 미결수 사동의 일부 감방에 설치된 철망의 쇠붙이 틀이 뜯겨져 있는 점 등으로 미뤄 鄭씨가 철망 틀을 뜯어내 흉기를 만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해석에는 여러 의문점이 남는다. 아무 것도 없는 독방에서 鄭씨가 무엇으로 쇠붙이 틀을 뜯어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설사 낡은 교도소 시설 때문에 鄭씨가 쉽게 틀을 뜯어낼 수 있었다 하더라도 이를 3개로 잘라내고 앞부분을 예리하게 갈아내려면 공구가 필요하다. 이와 함께 하단의 붕대를 鄭씨가 어디서 구했는지도 의문이다.

일부 수사관들은 魯씨가 경찰에서 "법정에 출두하기 전 몸수색을 받고 X-선 촬영도 했다" 는 진술을 토대로 외부의 누군가가 鄭씨에게 이 흉기를 건넨 것이 아닌가 보고 있다. 즉 이 흉기가 외부에서 제작돼 교도소 내부자의 도움으로 법정에 출두하기 직전 鄭씨에게 건네졌다는 추정이다.

흉기를 둘러싼 이런 미스터리는 鄭씨가 검거돼야 풀릴 것 같다.

최민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