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등 소규모 인터넷기업들 대기업 틈새서 수익 짭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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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야후.AOL 등 세계적인 인터넷 거인들이 즐비한 미국에서 이들과 당당하게 경쟁하면서 입지를 다지고 있는 소규모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22일 "올해 미국의 소규모 인터넷 서비스 업체는 지난해보다 41% 늘어난 7천1백여개이며, 2~3년 후에는 1만개를 넘을 것 "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가입자가 1천~1만5천명에 불과하고 서비스 대상지역도 제한돼있는 이들 소규모 업체는 단순히 생존하고 있는 정도가 아니라 연간 수백만달러까지 벌 정도로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고 덧붙였다.

실례로 모토롤라에서 17년간 근무하다 퇴직, 달라스에서 사촌과 함께 인터넷 서비스업체를 만든 톰 새비지는 지난해 2천5백명의 가입자로 50만달러 이상을 벌었다.

이는 초대형 인터넷 업체가 늘어날수록 군소업체의 설땅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예상을 완전히 뒤엎는 것이다.

노스웨스턴 대학 켈로그 경영대학원의 쉐인 그린스테인 교수는 "대형 인터넷 업체가 제공하지 못하는 친절한 서비스와 고객관리 능력" 을 성공비결로 들었다.

소규모 업체는 직원이 10명 미만이지만 사장까지 직접 나서 인터넷 장비가 없는 가정을 찾아다니며 관련 소프트웨어를 설치해주거나 사용방법 등을 가르쳐준다.

24시간 전화서비스를 통해 고객을 관리한다. 비즈니스 정보를 제공하는 아틀랜텍(가입자 6천1백명)의 사장 에드 피너랜은 "고객의 전화 목소리만 듣고도 누구인지 알 정도" 라고 말했다.

소규모 인터넷 서비스 업체는 또 지역주민의 애향심에 호소하거나 특정 지역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의 방법으로 틈새시장을 확보하고 있다.

렉싱톤에 사는 건축가 리 메릴은 "지역사회와 함께 한다는 생각에서 록브리지 카운티의 각종 정보를 인터넷으로 제공하는 록브리지 그로벌에 접속한다" 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인터넷업체들이 서로 통합하더라도 지역명을 넣은 업체 이름은 그대로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오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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