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고리 펙 고별공연 가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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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살렘(미 오리건주)AP〓연합]오스카상을 수상한 미국의 대표적인 원로배우 그레고리 펙(83)이 52년에 걸친 은막인생을 정리하는 고별무대를 가졌다.

지난 20일 밤 오리건주 엘시노레 극장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된 고별공연에서 펙은 지난 5년간 자신의 삶에 관한 원맨쇼로 청중들을 매료시킨 뒤 '그레고리 펙과의 대화' 를 통해 화려했던 반세기의 연기생활을 회고했다.

펙은 공연에 앞서 "이번이 나의 첫번째 고별 순회공연의 마지막" 이라고 조크를 던지면서 "중요한 배역은 맡지 못하지만 활기찬 단역은 할 수 있다" 고 의욕을 보였다.

이날 공연에서 그는 1962년 제작된 '앵무새 죽이기' (To Kill A Mockingbird)의 주인공 애티커스 핀치가 자신의 실제 성격에 가장 부합하는 배역이었다면서 강간범으로 오인된 흑인을 변론하는 대공황시대의 시골 변호사 역할을 맡았던 이 작품이 연기인생의 절정이었다고 회고했다.

또 '로마의 휴일' 에서 공동 주연을 맡았던 오드리 헵번을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배우 중의 하나로 손꼽았다.

펙은 작고한 스타 캐리 그랜트가 미국과 캐나다에서 약 70회에 걸쳐 고별무대를 가졌던 점에 착안해 이같은 무대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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