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김주성 막은 슛 지금까지 700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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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동부가 SK를 대파하고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동부 김주성(오른쪽)이 SK 조 대버트의 슛을 블록하고 있다. 김주성은 이날 2개의 블록을 성공시켜 프로농구 최초로 700블록의 대기록을 세웠다. [뉴시스]

동부는 18일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SK와의 원정경기에서 90-75로 이겼다. 10승4패를 기록한 동부는 KT와 함께 공동 선두가 됐다.

승부는 마퀸 챈들러(동부)와 김민수(SK)의 대결에서 갈렸다. 이들은 모두 의욕적이고 공격력이 좋은 포워드지만 다혈질 성격에 수비가 썩 좋지 않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날 김민수는 광대뼈 부상 수술 후 4경기 만에 출전했다. SK는 방성윤이 발목을 다친 데다 김민수까지 광대뼈 부상으로 빠지면서 고전했다. 김민수는 이날까지도 부상 부위 통증이 남아 있었지만 반드시 출전하겠다는 의욕이 넘쳤다. 그는 김진 SK 감독에게 “챈들러를 내가 수비하겠다”면서 벤치에 있을 때도 “나를 내보내 달라”고 코칭스태프에 계속 어필했다.

동부는 이번 시즌 챈들러 때문에 웃다가 우는 일이 잦아 고민이다. 챈들러는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폭발시키는 득점력이 장점이지만 종종 흥분해서 경기를 그르치곤 한다. 특히 지난 15일 오리온스전에서는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개인 플레이만 하다가 14득점에 그쳤다. 동부는 그날 58-72로 참패했다. 강 감독은 “챈들러에게 ‘감정으로 농구하지 말라’고 계속 강조하고 있다. 농구가 감정으로 하는 운동이라면 챈들러는 이미 NBA에 갔을 것”이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김민수와 챈들러 모두 의욕이 넘쳤지만 결과는 챈들러의 완승이었다. 동부는 지난 경기에서 오리온스에 뺨을 세게 맞고 나서 이날 SK에 제대로 화풀이를 했다. 챈들러는 김민수의 수비를 비웃기라도 하듯 30점을 몰아 넣었다. 김민수는 13득점으로 고군분투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챈들러가 득점에서 맹활약하는 사이에 김주성(10점·5리바운드)과 윤호영(15점·6리바운드)이 SK의 사마키 워커와 조 대버트 등의 높이를 무력화시켰다. SK는 뒤늦게 김민수를 빼고 서영권·김기만 등 수비 전문 선수들을 투입시켜 봤지만 기세가 오른 챈들러와 김주성을 막지 못했다. 김주성은 이날 블록 2개를 보태며 프로농구 사상 첫 통산 700블록을 채웠다.

챈들러가 힘을 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동부의 수비였다. 동부는 챈들러가 공격에서 제 몫을 다 하는 동안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SK를 틀어 막았다. SK는 3쿼터까지 49점에 그치며 동부 수비에 꼼짝도 못했다. 동부는 평균 실점 76.8점의 ‘짠물 수비’로 수비력 1위를 달리고 있다. 강 감독은 “동부가 이번 시즌 어려운 경기를 많이 하면서도 위기를 넘길 수 있던 이유는 바로 수비의 힘이었다”고 밝혔다.

LG는 KT&G를 98-88로 누르고 시즌 10승째(5패)를 거뒀다. LG는 모비스를 밀어내고 단독 3위가 됐다. LG 문태영은 41득점으로 이번 시즌 한 경기 개인 최다득점 기록을 또 경신(종전 34득점·12일 삼성전)했다. 문태영은 3점슛을 단 한 개도 시도하지 않고도 41점을 넣는 괴력을 선보였다.  

이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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