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대우차 입찰' 참여 고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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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현대자동차가 대우차 입찰 참여와 주가 때문에 고심하고 있다.

대우자동차 입찰에 참여하자니 주가가 더 떨어질까봐, 입찰을 포기하자니 해외 자동차업체의 대우차 인수로 국내 시장에서 현대차의 입지가 좁아질까봐 걱정스럽기 때문.

현대자동차의 주가는 공교롭게도 대우차의 매각 문제가 거론된 지난해 여름부터 약세를 보였다.

지난해 8월말 3만8천원대였던 현대차의 주가는 21일 현재 1만2천원대. 지난해 12월 19일 현대차 이계안 사장이 대우차 폴란드 공장 인수 의사를 밝힌 뒤 현대차 주가는 4일 연속 하락했다.

지난달 포드와의 컨소시엄 구성 추진이 알려졌을 때에도 주가는 떨어졌다. 이를 의식한 듯 현대차는 21일 대우차 입찰 의향서를 제출했는지 여부를 공개하지 않았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일부 소액주주들은 현대차가 대우차를 인수할 경우 국내 시장 독점권 확보라는 효과보다 부실업체를 인수함에 따른 경영악화를 더 우려하고 있다는 것.

삼성증권의 투자분석가 마크 바클레이씨는 "지난해 현대차의 영업실적이 좋고 부채를 크게 줄였는데도 주가가 하락해 상당히 저평가된 상태" 라며 "투자자들이 대우차 매각과 관련해 현대차가 처한 난처한 상황을 의식하기 때문" 이라고 분석했다.

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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