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소도 늦추며 기능 시험준비 소년원생들 전원합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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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지난달 시행한 올해 자동차 정비기능사 자격검정시험에서 대전 원촌직업학교(옛 대전 소년원.교장 李光男) 응시생 51명 전원이 합격해 화제다.

특히 이중 5명은 자격증을 따기 위해 출소(出所)를 1~2개월 정도 늦추면서까지 시험을 준비해 합격의 영예를 안았다. 합격자 가운데 20명은 이달말께 출소한다.

이가운데 15명은 서울과 대전의 정비회사에 취업이 확정된 상태고 나머지 5명도 학교측 도움으로 조만간 일자리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직업학교 내 교실에서 지난 1년간 하루 8시간씩 정비사 교육을 받았다. 또 정규 수업이 끝난 뒤에도 밤늦게까지 기능을 연마, 자격증을 손에 쥐었다.

지난해말 예정됐던 출소를 두달이나 연기한 뒤 기능사 시험에 합격한 崔모(19)군은 "절도 등 죄를 저질러 사회에서 쓸모없는 인간으로 손가락질받다 새로운 인생에 도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무척 기쁘다" 고 말했다. 또 "올바른 마음가짐으로 사회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살겠다" 고 했다.

원촌직업전문학교는 1974년 소년원에서 직업전문학교로 명칭이 바뀐 뒤 용접.자동차정비.영어회화.컴퓨터 등 7개 분야에 걸쳐 직업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현재 2백여명이 수용돼 있다.

이 학교 오세진(吳世鎭.55)교감은 "학생들이 한때의 잘못을 뉘우치고 학업에 열중해 좋은 열매를 맺게 됐다" 며 "내실있는 직업훈련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교육여건 개선에 힘을 쏟겠다" 고 말했다.

그는 "5명의 경우 본인들이 원해 아마도 사상 처음으로 출소를 연기하는 사태까지 생겼다" 고 덧붙였다.

대전〓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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