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디셀러 다시보기] '마음 가는대로 해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왜 하필 나야?" 남들은 주식투자로 1억원을 17억원으로 불리기도 한다는데 나는 이익은커녕 돈만 날 려 불행을 지고 사는 듯한 암담한 기분이 들때 사람들은 이렇게 묻는다.

하지만 아무리 "억울하다" 고 외쳐봐도 달라지는 것은 아무 것도 없는 현실에 곧 절망해 버린다.

'마음 가는 대로 해라' (앤드류 매튜스 지음.노혜숙 옮김.생각의나무.7천5백원)가 지난 1998년 초판 발간 이후 국내에서 20만부 이상 팔리며 스테디 셀러로 자리잡은 데는 바로 이런 사람들을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꺼내주는 실용적인 교훈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사연은 각기 다르지만 IMF체제로 실의에 빠진 사람들에게 어필하는 처세술이 관심을 모은 셈이다.

'멋대로 살면서 최고로 성공하기 10계명' 이라는 부제처럼 이 책은 삶을 변화시키는 10가지 방법을 차례로 언급하고 있다. 이 10계명은 '행동' 에 관한 것이라기보다 '생각' 하는 방식과 관련돼 있다.

예를 들어, 시련은 나뿐만이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는 누구에게나 닥친다. 매튜스는 이를 세상이 우리에게 보내는 신호라고 말한다. 이 시련을 기회로 만드느냐 아니냐는 결국 신호를 받아들이는 자세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런 유의 문제제기와 해결책을 담고 있는 인생 지침서는 많다. 하지만 이 책이 돋보이는 것은 얄팍하지 않으면서 고상도 떨지 않는 저자의 자세 덕분이다.

매튜스는 독자들을 점잖게 타이르며 행동변화를 촉구하는 대신 탈출하고 싶지만 탈출할 수 없는 소시민들이 현재의 삶 속에서 찾을 수 있는 성공의 비결을 일러준다.

'티베트에서의 깨달음은 티베트 사람에게나 가능하다' 거나 '멋진 그릇이 있다면 남을 위해 보관해두기보다 직접 깨먹어라' 는 제안은 내 처지와 맞아떨어지기에, 혹은 내가 실천할 수 있어 읽는 이를 기분좋게 한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제6장 '마음 가는 대로 해라' 에서 매튜스는 첫번째 책 '자신있게 살아라' 를 출간하기 위해 겪었던 어려움에 대해 쓰면서 쓸모없는 믿음을 버리고 진짜 원하는 일을 하라고 충고한다.

부모는 이래야 한다, 친구라면 이렇게 해야 한다 등의 믿음 속에 갇혀 있기 때문에 불평이 생긴다는 것이다. 모든 일은 결국 나에게서 비롯된다는 말이다. 모든 것은 결국 나로 비롯되기 때문에 변명하지 말고 세상을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호주 태생으로 법학을 공부했으나 미국에 건너가 만화를 그렸다.

안혜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