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연교수 '웃기는 수학이지 뭐야' 출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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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사형수 두 명이 있었다. 한 명은 수학교수, 다른 한 명은 그의 제자. 사형집행자측은 살려달라는 소원 말고는 죽기 전에 한가지 소원씩 들어주기로 했다.

교수는 "죽기 전에 제자에게 강의하게 해달라" 고 한다. 그러자 제자는 "스승이 강의하기 전에 죽여달라" 고 했다.

어떻게 됐을까. 두 사형수가 제시한 요구 사항을 모두 충족시킬 수 없었던 집행자측은 결국 사형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한서대 이광연 교수가 쓴 '웃기는 수학이지 뭐야!' (일공일공일.8천원)는 어려운 수학을 쉽게 유도한 책이다.

그 비결은 수학과 논리에 얽힌 유머와 유명한 수학자들에 관한 일화가 잔뜩 들어있는 이야기 보따리 속에 있다.

이 책은 18장으로 되어 있으며, 각 장마다 3가지 재미있는 이야기들로 구성돼 있다. '피타고라스의 정리' '아르키메데스의 원리' '페르마의 대정리' 등 우리 귀에 낯설지 않은 수학이론들이 등장해 흥미를 더해준다.

기원전 4백90년에 태어나 기원전 약 4백30년까지 활약한 철학자 제논이 만든 '역설' (逆說)들을 접하면 수학적 사고가 고정관념을 깨부수는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그는 한 점 A에서 다른 한 점 B에 도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엉뚱한(□)역설을 내놓아 당시 수학자들을 혼란시켰다.

그의 역설은 이렇다. A에서 B까지 가려면 반드시 그 중간점 C를 지나야 하며 A에서 C까지 가려면 또 다시 중간점 C'를 지나야 한다.

이런 과정이 무한히 반복되어야 하므로 결국 A에서 B로 갈 수가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우리 교육이 수학을 어려운 학문으로 만든 것이지 기초를 이해하고 수학적 사고를 받아들이기만 하면 아주 가까운 학문" 이라고 말한다.

김국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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