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라크 제재 추세] "부메랑 돼 돌아온다" 완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미국의 대외 제재는 점점 약화되는 추세다. 가장 강력한 제재 대상국이었던 쿠바.이란 등에 대한 제재도 지난해부터 완화되기 시작한 것이 단적인 예다.

클린턴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쿠바에 대한 제재완화 정책을 발표했다. 그 뒤 쿠바로 가는 직접 우편 서비스가 개설되고 뉴욕과 쿠바의 수도 아바나를 연결하는 직항편이 생겨났다.

같은 해 5월에는 "국내 농산품의 해외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경제 제재 정책을 일부 손질하겠다" 는 댄 글리크먼 농무장관의 발표가 나왔다.

이에 따라 미국은 이란.리비아.수단에 밀.옥수수.식용유 등을 수출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리비아를 테러국 명단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강구 중이다.

그러나 이런 완화 조치들은 결국 미국의 이익을 위한 것이다.

국제경제연구소(IIE)의 발표에 따르면 클린턴 행정부는 집권 1기인 1993년부터 96년 사이에 무려 35개국에 대해 60여 차례의 각종 제재를 단행했다. 이는 미국이 2차세계대전 후 40년 동안 다른 나라들에 대해 가했던 제재를 다 합친 정도다.

제재 남발에 제동을 걸고 나온 것은 미국 업계들이었다. 수출에 타격을 받게 됐다는 것이다.

이들은 "경제제재는 결국 미국 경제에 부메랑으로 돌아온다" 는 불만을 내비치고 있다. 거기에다 러시아.프랑스 등을 필두로 한 국제여론이 미국에 별로 호의적이지 않은 것도 고려됐을 것으로 보인다.

정선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