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생수사업 2년만에 손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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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생수사업에 뛰어든 경남 산청.함안군이 잇따라 '물' 을 먹고 있다.

경남에서 가장 먼저 1996년 4월 무학그룹과 ㈜무학산청샘물을 세워 생수사업을 시작한 산청군은 물장사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산청군(49%)과 무학그룹(51%)이 자본금 50억4천만원으로 산청군 삼장면 덕교리에 생수공장을 지었으나 98년 9월 부도를 내고 말았다.

생수업계 관계자는 "일반 생수업체는 무자료 거래도 해주고 마진폭도 30%이상 보장해 주지만 무학산청샘물은 공기업 체면상 이 같은 거래방식을 따라갈 수 없어 경쟁력이 뒤진 것 같다" 고 말했다.

함양군이 96년 9월부터 진로그룹과 함께 추진해 온 ㈜지리산샘물의 경우 생수시판도 하지 못한 채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97년 말 진로그룹 부도로 함양군 휴천면 목천리에 짓고 있던 생수공장이 공정 75%에서 중단됐다.

지리산샘물은 함양군 15억(20%), 진로그룹 75억원(80%)을 투자했다. 군은 최근 감사원으로부터 생수사업을 포기하라는 권고를 받아 손을 뗄 절차를 밟고 있다.

경상대 행정학과 김영기(金渶琪)교수는 "자치단체들이 철저한 준비 없이 제3섹터 사업을 벌인 과오에 대한 수험료를 톡톡히 내고 있는 꼴" 이라며 지적했다.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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