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셰익스피어 '새천년 인물' 부각시키기 대규모 행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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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지금 영국에서는 셰익스피어를 새 밀레니엄의 인물로 부각시키기 위한 다양한 행사가 기획되고 있다.

다른 나라 사람들은 물론 영국인들조차 셰익스피어를 지나간 인물로만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생각을 바꾸기 위한 프로젝트를 꾸미고 있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생가가 있는 스트라트포드 어폰 에이본의 셰익스피어 재단이 준비하고 있는 셰익스피어 센터 밀레니엄 링크 프로젝트다.

아마도 전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극작가 페스티벌이 될 이 프로젝트는 벌써 30여개국의 9천여명이 참가 의사를 밝혀왔다.

이 가운데 선정된 작품들은 셰익스피어가 태어난 달이자 세상을 떠난 달인 4월에 영국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공연된다.

여기에는 단순히 연극만 포함되는 것은 아니다. 셰익스피어가 쓴 희곡이나 소설을 소재로 한 모든 장르가 다 가능하다. 뮤지컬이나 춤은 물론 창작 음악.비디오 등 그야말로 모든 형식이 다 선보일 전망이다.

아직 신청마감이 끝나지 않았지만 이미 공연이 확정된 단체도 있다. 이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영국 스윈던시(市)의 28개 학교가 연합해서 펼치는 셰익스피어 연극제이다.

4월의 첫 2주 동안 셰익스피어의 모든 작품을 30분 짜리 단막극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작품수가 많다보니 참가자 수도 1천명이 넘는다.

이 소규모 연극제는 11~30세로 연령을 제한하고 있는 이번 밀레니엄 링크 프로젝트의 목적과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이기도 하다.

셰익스피어와 그의 작품들이 세대를 넘어 계속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셰익스피어 재단이 이번 행사를 기획한 주된 요인이기 때문이다.

프로젝트를 기획한 재단의 테레사 오코너는 "이번 행사를 통해 젊은이들은 셰익스피어를 해낼 수 있다면 어떤 것이라도 훌륭하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이외에 셰익스피어 작품만을 공연하는 셰익스피어 당시 모습 그대로 재현한 런던 글로브 극장도 올해 20만명 이상의 관람객을 모으기 위해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다.

매년 관람객이 급증하고 있는데다 오는 5월에 테이트 모던 미술관이 극장 가까이에서 문을 열면 상승효과도 예상돼 이 목표는 무난히 달성될 것으로 보인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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