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월 태양폭발 예상…한국천문연구원 대책마련 부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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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오는 3~6월 '태양 대란(大亂)' 이 예고됐다. 한국천문연구원은 11년 주기로 찾아오는 태양활동이 올 봄 극대기에 이를 것이라고 최근 밝혔다.

이에 따라 태양 표면에서 일어나는 초대형 폭발로 인한 지구 상공에서의 각종 재해가 우려되고 있다.

천문연구원 박영득 박사는 "태양 표면의 폭발은 1백메가t급 수소폭탄 1백만개가 동시에 폭발하는 상상을 초월한 규모" 라며 "이처럼 엄청난 폭발로 인해 1억5천만㎞나 떨어진 지구 주변 상공에 각종 교란 현상이 벌어진다" 고 말했다.

태양 폭발로 인한 피해는 인공위성과 통신.송전설비 등에 집중된다. 이는 지구를 향해 몰려오는 태양폭풍 중 감마선.강(强)엑스선 등이 인공위성 내부의 컴퓨터 칩을 손상시키거나 송전설비 등을 마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태양활동 극대기 중에는 항공기 승객도 이들 입자에 노출될 수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실제 11년 전인 1989년의 태양활동 극대기에는 캐나다 퀘벡주에서 태양폭풍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때 송전설비 마비로 인해 6백여만명 주민의 정전으로 고통을 받았다.

천문연구원은 "태양의 움직임을 감시한 결과 한달에 1~2회에 불과했던 태양 플레어가 최근 하루 5~8차례까지 일어나는 등 태양표면의 폭발이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 밝혔다.

朴박사는 표면의 활동 강도는 중간급으로 11년전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강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양 플레어는 태양 표면이 폭발, 우주로 태양물질이 튀어나가는 현상이다.

국내의 경우 인공위성 분야에 대한 피해가 먼저 우려되고 있다. 11년 전만해도 한국보유 위성은 전무했으나 현재 7기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소 등 국내 위성 운용기관은 태양폭풍이 심할 경우 자세제어 등을 통해 피해 가능성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김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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